팬데믹 동안 18%... 규제완화가 피해 키워
팬데믹 기간 동안 캐나다에서 주류 관련 사망자가 약 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류 소비 증가와 그에 따른 건강 피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시사한다.

캐나다 공중보건청 연구진은 팬데믹 전후의 주류 관련 사망 및 입원 건수를 비교한 결과, 예상보다 1,600건이 더 많은 사망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입원 환자 수도 8% 증가했으며, 2020년과 2021년에는 14%까지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관광객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캐나다 내 주류 소매 판매는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현상이 주류 관련 사망과 입원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가 주류를 필수품으로 지정하면서 봉쇄 기간 동안 주류 판매점을 계속 운영하도록 허용한 것이 공중보건 메시지의 신뢰성을 떨어뜨렸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여성, 젊은 성인, 저소득층은 주류 관련 피해를 더 많이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주류 관련 입원이 15.6% 증가했으며, 남성(5.7%)보다 3배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여성들이 남성보다 더 큰 스트레스와 외로움을 경험하고, 파트너의 폭력이나 실직 등의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25~44세 연령대의 사망률은 55% 증가했다. 연구진은 이를 매우 우려할 만한 증가세로 평가하며, 팬데믹 이전에도 젊은 성인층에서 주류 문제가 존재했으며, 상황이 더욱 악화되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소득 수준에 따른 차이도 확인됐다. 가장 높은 소득 집단에서 주류 소비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사망률은 가장 낮았다. 반면, 저소득층의 경우 주류 관련 피해를 더 많이 입었으며, 만성 질환 위험도 높았다. 캐나다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주류 관련 사망률이 29% 급증했으며, 유럽 19개국에서도 18% 증가했다. 백신과 치료제가 도입된 2022년 이후 주류 관련 사망 증가세는 다소 둔화되었다.
주류 통제 정책은 정치적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는 상황이다. 팬데믹 동안 일부 주정부는 주류 판매점을 필수 업종으로 지정했으며, 현재까지도 편의점에서의 주류 판매 확대, 가격 인하, 세금 감면 등의 정책이 지속되고 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주류 규제가 완화되면서 배달 앱 등을 통해 술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된 것이 장기적인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기에 규제가 약화된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며, 이번 연구가 정책 입안자들에게 반성의 기회를 제공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2016년부터 2022년까지의 데이터를 분석했으며, 알코올성 간 질환 등 직접적인 원인으로 인한 사망 사례만 포함했다.
